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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을 담은 항아리
 ignis99  | 2016·01·19 23:48 | HIT : 751 | VOTE : 87


하늘을 담은 항아리

장독대 위에 크고 작은 항아리가 가지런히 놓여 있습니다.
크고 당당한 간장 항아리, 듬직한 된장 항아리,
은빛 나는 고추장 항아리가 있습니다.
그 중에 작고 볼품없는 항아리가 하나가 끼여 있습니다.
"나도 무엇인가를 담아보았으면, 아니 뚜껑이라도 있었으면...."

여름비가 내리던 날,
다른 항아리들은 뚜껑을 꼭 닫고
작은 항아리를 불쌍하다는 듯 바라보았습니다.
작은 항아리는 비를 맞으며 눈물만 뚝뚝 흘렸습니다.
그러나 비가 그치고 나자

항아리는 자기 모습이 예전과 달라진 것을 느꼈습니다.
항아리 속에 떨어진 여름비는
빈 항아리 가득 채운 맑은 물이 되었습니다.
물 위로 하얀 구름과 파란 하늘이 비쳤습니다.
작은 항아리는 더 이상 볼품없는 빈 항아리가 아니었습니다.
그 어떤 항아리도 담을 수 없는
하늘을 담았기 때문입니다.


살다보면 어느새 마음의 뚜껑이 닫혀 있는 모습을 보게 됩니다.
때로는 함께 살아가는 이들의 고마운 손이
뚜껑을 살며시 열어주기도 하지만
마음의 뚜껑을 닫고 사는 모습이 마치도 정상인 것처럼,
그렇게 살아야 똑똑하게 사는 것처럼 다시 닫혀지곤 합니다.

오늘은 모처럼 해가 좋은 날입니다.
곰팡이 냄새 풀풀 풍기는 마음의 뚜껑을 열어 놓아야겠습니다.
그러면 지나가던 구름 한점 편히 쉬어가겠지요.




  
  용서  김상원 요한(15구역) 16·01·29 813 49
  그냥 피어있는 꽃은 없습니다  ignis99 16·01·19 689 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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